2년 전, 나는 회사를 떠났다.
꽤 오랜 시간 일한 곳이었다.
나는 나름대로 **일을 잘한다는 평가를 받는 사람**이었다.
그러나, 어느 순간부터 그 말이 내게 더 이상 힘이 되지 않기 시작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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회의는 매일같이 이어졌고,
하루가 다르게 일이 쏟아졌지만 그 어떤 결정도 쉽게 마무리되지 않았다.
한 번의 OK가 또 다른 이유로 번복되고,
보완을 거친 결정사항도, **그날의 분위기와 감정에 따라** 다시 처음으로 돌아갔다.
프로젝트의 진행 여부 자체가 STOP되는 일도 많았다.
모든 판단은 한 사람의 손끝에 있었고,
그 속에서 나는 매번 우선 순위가 밀려버린 프로젝트를 다시 우선 순위로 끌어올리기 위해 '상황을 살펴야 하는 사람'이 되어 있었다.
어떤 멤버는 진행을 OK 받고, 시장조사, 프로젝트 추진을 위한 개요, 심지어 화면설계 및 정책서까지 완료한 상태에서 다른 프로젝트에 밀려 아예 폐기된 적도 있었다.
그런 날들이 계속되자,
아무리 애를 써도 **소진되는 느낌**을 지울 수 없었다.
아침 7시에 출근해 밤 9시가 넘어 퇴근하던 날들.
계속해서 ‘할 수 있다’는 눈빛을 유지했지만, 속으로는 점점 **무너지고 있었다**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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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래서 나는, 멈췄다.
아주 용기 있게.
**내 삶을 다시 리프레시하고 싶다**는 생각이 들었고,
그 생각이 진심인 걸 알아차렸기에 뒤돌아보지 않고 걸어 나왔다.
몸도 마음도 쉬어내고 나면
금세 다시 나답게 시작할 수 있으리라 믿었다.
하지만 삶은 언제나 고약하게도 예측과는 다른 방식으로 흐른다.
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해
바로 새로운 일을 시작할 수 없었고 생각보다 긴 2년의 시간이 흘렀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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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 시간 동안 내가 가장 많이 했던 생각은 이것이었다.
> “나는 나를 이해하고 있었을까?”
직함과 업무가 사라지자 내 안에 빈 공간이 생겼다.
그 공간에 처음엔 두려움이 가득했지만,
조금씩, 아주 천천히 그 빈자리를 나의 언어’로 채워나가고 싶어졌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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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리고 지금,
이 블로그를 통해 그 기록을 남기고 싶다.
내가 겪었던 일들, 도구와 정리 습관, 그리고 다시 시작하기 위한 마음의 구조들까지.
이 공간은 그저 정리만 하는 노트가 아니라 **나를 회복해나가는 과정의 일부**가 될 것이다.
혹시 이 글을 읽는 당신도
지쳐 있었거나, 멈춰 서 있거나, 다시 시작하고 싶다면—
이곳이 작은 쉼표처럼 느껴졌으면 좋겠다.
앞으로 천천히, 하지만 꾸준히 써 내려가겠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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